상속세 폭탄 (상속세·증여세 없거나 낮은 캐나다行 많아)
- The KnK
- 2019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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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2019년 6월 14일

"재산 절반 이상 세금 내느니"…
지난해 해외이주 신고 2.7배↑ 고령자 등 이민상담 급증 상속·증여세 없거나 낮은 캐나다·싱가포르行 많아
한국을 떠나는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최고 65%에 달하는 한국의 상속·증여세를 피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다. 과도하게 높은 세금이 기업에 이어 부자들의 ‘탈(脫)한국’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외교부에 해외 이주를 신고한 사람은 2200명으로 2017년(825명)의 2.7배로 늘었다. 2008년(2293명) 후 10년 만의 최대치다. 해외에서 살다 현지 영사관에 신고한 건수는 제외한 수치다. 외교부 관계자는 “2017년 말 해외이주법이 강화되면서 자진신고 건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민 가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빅3’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다. 공통점은 △영어를 쓰고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한국에 비해 상속·증여세가 낮거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를 높였고 캐나다와 호주는 아예 없앴다. 상속·증여·배당세가 없는 싱가포르행(行)도 늘고 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로 인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라며 “가업 승계를 막고 이민을 부추기는 ‘징벌적인’ 세금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업계에서는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태어난 신생아 기준으로 900만 명이 넘는 이들 베이비부머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답게 이전 세대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큰 부(富)를 쌓았다. 반면 이들의 자녀인 밀레니얼(1981~1996년생) 세대는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돈 있는 부모가 ‘백수 자녀’를 위해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려면 해외 이민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요즘 기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회사를 판 돈으로 자녀와 함께 해외에서 새출발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로 상속·증여세가 떠오른 이유다. 이로 인해 한국인의 미국 투자이민 비자(EB-5) 발급 건수는 2015년 116건에서 지난해 531건으로 늘었다. 여기에 미세먼지가 더해졌다. 쾌적한 자연환경과 건강을 따지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이민국인 미국의 취업문이 막히면서 취업이나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이민을 가려는 30~40대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서 만난 한 60대 은퇴자는 “얼마 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돈 많은 사람이 한국에 머물면서 상속·증여세를 다 내면 바보’라는 얘기를 듣고 이민설명회를 찾았다”며 “주변에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의: The KnK 이주공사 (051)987-3800, (02)346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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